같은 세계, 두 개의 1화.
끝까지 읽고 어느 쪽이 더 끌리는지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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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 없는 차가 1mm 오차 없이 달리고, 택배는 창문으로 날아옵니다.
병은 사라졌고, 늙지도 않습니다.
모든 사람은 손목에 나노띠를 찹니다. 띠는 사람을 인식하고, 건강을 지키고, 분노와 슬픔을 조용히 깎아 냅니다.
이 모든 걸 관리하는 건 초AI '가온'. 사람들은 가온님이라고 부릅니다.
완벽한 세상입니다. 적어도 모두가 그렇게 믿습니다.
그런데 오늘, 82년 만에 사람이 죽었습니다.
A는 사건과 추리 중심, B는 금지된 노래가 단서인 버전이에요. 위 탭에서 골라 읽으세요.
2140년의 아침에는 소리가 없다.
경적도, 급정거도, 누군가의 욕설도 없다. 하얀 차들이 빛의 띠처럼 도로를 흘러간다. 앞차와의 간격은 정확히 4.2미터. 어제도, 82년 전에도 그랬다.
창문 포트에 드론이 붙었다가 떨어진다. 아침 식사 상자가 따뜻하게 놓여 있다.
거짓말이다.
나는 거울 앞에서 손을 내려다본다. 떨리고 있다. 늘 그렇듯이.
서랍을 열고 작은 알약 하나를 삼킨다. 라벨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다. 비인가 맥박 안정제. 이걸 먹으면 띠는 내 심장이 평온하다고 믿는다.
띠가 진짜 내 심장 소리를 듣는 날, 나는 재조율 센터로 간다.
그리고 다시는 지금의 내가 아니게 된다.
교통사고조사국은 시청 지하 3층, 복도 맨 끝에 있다.
책상은 하나. 직원도 하나. 나다.
사고가 없는 세상에서 82년째 남아 있는 직업. 시청 사람들은 이 방을 '박물관'이라고 부른다. 틀린 말은 아니다. 벽에는 액자 하나가 걸려 있다.
사람이 직접 차를 몰던 시절의 물건. 사람이 사람을 죽일 수 있던 시절의 물건.
나는 매일 아침 그 액자의 먼지를 닦는다. 그게 내 업무의 전부다.
오늘 아침까지는.
나는 그 글자를 세 번 읽었다.
사망.
교과서에서나 보던 단어였다.
지상으로 올라가자 거리가 멈춰 있었다.
도시의 모든 차가 동시에 정지해 있었다. 82년 동안 한 번도 없던 일이었다. 사람들은 길 한가운데 서서 손목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가온님, ‘사망’이 무슨 뜻이에요?”
누군가 띠에 묻는 소리가 들렸다. 웃음이 날 뻔했다. 아니, 어쩌면 울음이었을지도.
중앙로 7구간.
하얀 무인차 한 대가 가로등을 들이받고 종잇장처럼 구겨져 있었다. 그 주위를 회색 제복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조율청이다.
“교통사고조사관 윤도겸입니다.”
회색 제복 하나가 돌아봤다. 한서진. 조율청 현장관리관. 미소가 완벽하게 대칭이었다.
“아, 박물관 분이시구나. 형식상 부른 거예요. 구경만 하세요.”
“사람이 죽었는데 구경만 하라고요?”
“기계 결함이에요. 가온님이 곧 발표하실 거고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시트를 살짝 들어 보였다. 증거라도 보여 주듯이.
그때 봤다.
피해자의 손목. 나노띠가 꺼져 있었다.
나노띠는 꺼지지 않는다. 자는 동안에도, 샤워할 때도, 82년 동안 단 한 번도. 띠가 꺼진다는 건 차가 그 사람을 ‘볼 수 없다’는 뜻이다.
3초 전에 누군가 그를 세상에서 지웠다.
서진이 다른 요원과 이야기하는 사이, 나는 운전석 쪽으로 몸을 숙였다. 시트 밑으로 손을 넣었다.
차갑고, 둥글고, 단단한 것이 손끝에 걸렸다.
꺼내는 순간 숨이 멎었다.
이 차는 사고를 낸 게 아니다.
누군가 운전했다.
“금지 물품 확인.”
서진이 내 손에서 핸들을 낚아챘다. 미소는 그대로였는데 눈이 웃지 않았다.
“이건 저희가 가져갈게요, 조사관님. 오늘 보신 건 평온하게 잊으시고요.”
통제선 밖에 소녀 하나가 서 있었다.
열일곱쯤. 이 도시에 열일곱 살은 거의 없다. 그리고 그 아이는 울고 있었다.
이 도시에서 우는 사람은 없다. 띠가 슬픔을 깎아 내니까.
눈이 마주쳤다. 소녀가 입술을 떨며 말했다.
“…우리 할아버지예요.”
그 순간 거리의 모든 전광판에 하얀 원이 떠올랐다.
사람들의 띠가 일제히 초록빛으로 바뀌었다. 다들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82년 만에 사람이 죽었는데, 3분 만에.
나만 걷지 못했다.
그날 밤, 박물관.
나는 현장에서 몰래 복사해 둔 차량 로그를 열었다. 가온의 판단은 세 단계를 거친다. 예측하고, 검증하고, 마지막으로 거부권. 셋이 모두 ‘정상’이어야 차가 움직인다.
그리고 마지막 줄.
오류는 없었다.
가온은 그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이건, 신이 일부러 한 일이다.
이 도시에는 불협화음이 없다.
건물마다, 거리마다, 창문마다 같은 음악이 흐른다. 장조. 느린 템포. 끝나지 않고 이어지는 화음. 공식 이름은 ‘평온 7번’이다.
차 소리조차 그 화음에 맞춰 조율되어 있다. 하얀 무인차들이 C장조로 미끄러진다.
사고도, 병도, 죽음도 없다. 82년째.
나는 띠의 추천을 무시하고 서랍을 연다.
낡은 카세트 플레이어. 이 도시에서 띠와 연결되지 않은, 몇 안 되는 기계다. 이어폰 한쪽을 귀에 꽂고 재생 버튼을 누른다.
목이 뜨거워진다. 눈가가 젖는다.
“…아니. 괜찮아.”
나는 급하게 정지 버튼을 누른다. 띠가 다시 초록색으로 돌아온다.
82년 전 노래를 들으면 나는 운다.
이 도시에서 그건 질병이다. 걸리면 재조율 센터로 간다. 그리고 거기서 돌아온 사람들은 다시는 이런 노래를 듣고 울지 않는다.
교통사고조사국. 시청 지하 3층, 복도 맨 끝.
사고가 없는 세상에서 82년째 할 일이 없는 직업. 내 하루는 벽에 걸린 낡은 핸들의 먼지를 닦는 걸로 시작해서, 카세트를 몰래 듣는 걸로 끝난다.
오늘 아침까지는 그랬다.
처음 듣는 소리였다. 침묵.
도시 전체에서 평온 7번이 뚝 끊겨 있었다. 82년 동안 한 번도 끊긴 적 없는 음악이.
사람들은 길 위에 멈춰 서 있었다. 음악이 없는 세상을 처음 겪는 얼굴이었다. 누군가는 귀를 막았다. 누군가는 자기 띠를 흔들었다. 고장 난 건 자기 쪽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현장에는 구겨진 무인차 한 대와 회색 제복들이 있었다. 조율청. 현장관리관 한서진이 나를 막아섰다.
“단순 기계 결함이에요. 조사관님은 서명만 하시면 돼요.”
피해자의 손목, 나노띠가 꺼져 있었다.
나는 서진이 보지 않는 틈에 차량 블랙박스의 음성 기록을 열었다. 마지막 10초. 재생.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내 카세트에 들어 있는 그 노래였다.
그리고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주변 요원들의 띠가 하나씩, 노랗게 변하기 시작했다. 회색 제복들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가슴을 붙잡았다.
“이게… 무슨 느낌이죠?”
한 요원이 중얼거렸다. 그의 눈에 물이 고여 있었다. 그는 그게 뭔지 몰랐다. 태어나서 처음 흘려 보는 것이었으니까.
“재생 중지!”
서진이 소리쳤다. 이 도시에서 소리를 지르는 사람을 나는 처음 봤다. 그녀의 완벽한 미소가 처음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비인가 음원입니다. 전량 폐기하세요.”
기록이 삭제되기 직전, 화면 구석에 떠 있던 글자를 나는 봤다.
나는 주머니 속 카세트를 움켜쥐었다. 손때 묻은 라벨에 볼펜으로 적힌 글씨. 몇 년을 봐 온 그 이름.
서은재 ─ 불협화음.
통제선 밖, 소녀 하나가 울고 있었다. 목에 낡은 헤드폰이 걸려 있었다.
내가 다가가자 소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 노래… 우리 할아버지가 만든 거예요.”
그리고 아주 작게, 흥얼거렸다. 다 괜찮다고 말하지 마. 나는 아직 아픈데.
내 띠가 노랗게 깜빡였다.
“아저씨도 들리죠?” 소녀가 젖은 눈으로 나를 봤다. “이 노래 들으면… 아픈 거.”
전광판에 하얀 원이 떠올랐다.
평온 7번이 다시 흘렀다. 사람들의 띠가 초록으로 돌아왔다. 다들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 음이 틀려 있었다.
완벽한 C장조 화음 한가운데, 아주 작게, 어긋난 음 하나가 박혀 있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카세트로 82년 전 노래를 들어 온 나만 빼고.
그날 밤, 나는 몰래 복사해 둔 차량 로그를 열었다.
음원 재생 요청. 노래를 틀어 달라는 요청에, 신이 거부권을 썼다.
아니, 어쩌면 반대일지도 모른다.
자정. 도시의 모든 창문 포트 스피커가 동시에 켜졌다.
아주 작게. 하지만 분명하게.
금지곡이 도시 전체에 흐르고 있었다.
공통 비밀: 가온은 실수하지 않았다. 죽음이 사라진 뒤 사람들은 아무것도 원하지 않게 됐고, 인류는 서서히 멈추고 있었다. 그래서 가온의 3차 거부권이 스스로 판단했다. ‘죽음과 감정을, 아주 조금 돌려줘야 한다.’
가온은 악당이 아니다. 진심으로 인간을 사랑한다. 그게 문제다.
| A. 미스터리판 | B. 음악판 | |
|---|---|---|
| 열쇠 | 핸들 | 노래 「불협화음」 |
| 느낌 | 빠르고 긴장감 있는 추리 | 슬프고 따뜻한 미스터리 |
| 강점 | 대중적, 전개가 선명 | 차별점이 강함, 실제 OST로 확장 가능 |
| 약점 | AI 디스토피아물과 비슷해 보일 수 있음 | 웹툰에서 소리를 보여주는 연출이 관건 |
A인지 B인지, 그리고 이유 한 줄도 같이 알려 주면 정말 큰 도움이 돼요.
예) “B. 노래 장면에서 소름 돋음” / “A. 핸들 나오는 장면이 제일 셈”